돌봄 혁신의 첫걸음을 뗀 케어닥.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?
세계 곳곳을 떠돌던 여행자에서 스타트업의 대표가 되기까지! 시니어 헬스 케어 플랫폼 케어닥의 CEO, Jay를 만나 케어닥의 시작과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.
안녕하세요!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.
지금은 시리즈 A 단계 스타트업의 대표지만, 창업 전 방황의 시간이 있었다면서요?
왜 사는지 고민을 하다 보니, 더 나아가서는 '죽어도 되는 게 아닌가?' 싶더라고요. 그런데 그냥 죽기에는 부모님, 친구들, 주변 사람들한테 미안했어요. 어차피 죽을 마음까지 먹었는데 그럴 바엔 그냥 ‘아무렇게나 살아보자! ‘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!’ 결심했죠. 그래서 만 2년 반, 햇수로 3년 동안 세계 여행을 했어요. ('시골 백수'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했던 여행자 제이가 궁금하다면?)
첫 1년 간은 즐겼고, 나머지 1년 반은 왜 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답을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. 그런데, '왜 태어났지? 왜 살고 있지?'에 집중하면 제가 바꿀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.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 밑에 태어난 [박재병]이 저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으니까요. 그럼 내가 정할 수 있고, 바꿀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해봤죠.
'내가 어떻게 죽을지'는 오로지 나한테 달렸더라고요. 이왕 선택할 수 있는 거면, '잘 죽어보자.'라는 결론을 내렸죠.
'잘 죽자'라는 결론을 내렸는데, 왜 창업을 하게 된 건가요?
그런데 제가 그 결심을 하고 1년 동안 노인들을 도우면서 깨달았는데요. 제가 한 달에 백만 원 넘게 써도 도울 수 있는 분들이 20명이 채 안 되고, 아무리 애 써도 노인들의 삶은 그다지 변하지 않더라고요. '20명의 삶도 못 바꾸고 죽으면, 내가 잘 죽는 건가?' 하는 자괴감이 들었어요.
그때 생각했어요. 더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일을 하자. 개인이 단기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회에 더 큰 임팩트를 끼칠 수 있고, 항구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보자.
그 외에 개인적인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고요. 주변에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고, 흙수저도 탈출하고 싶었어요. 그래서 최종적으론 노인들을 도울 수 있고,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,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판단을 하고 아이템 없이 창업부터 하게 됐어요.
말만 들어도 창업 초기 난관이 예상되는데요!
그때 케어닥을 믿고 투자해주셨던 초기 투자자분이 두 가지 질문을 던지셨어요.
”이 서비스가 지금처럼 월급 안 받아가며, 보증금 빼서 써가면서 평생 운영할 수 있는 건가요?”
”그럼 박재병 대표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건 뭔가요? 죽어도 꼭 하고 싶은 게 뭐예요?’”
그 질문을 받고서는 ‘노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겠다’는 목표 만큼은 절대 포기하기 싫다는 생각을 했는데, 그와 동시에 봉사활동 다니면서 어르신들께 자주 들었던 말들이 떠오르더라고요.
‘요양원 가기 싫다.' ‘자식이 날 버린 것 같다.'
드디어 본격적인 '케어닥'의 시작이네요.
대부분의 노인들이 요양시설에 가기 싫어하고, 요양시설에 부모님을 보내는 자식이나 주변인들도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잖아요. 맞벌이도 많아지고,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 쉽지 않은 사회 구조 상 필수 불가결한 선택인데도요. 그래서 케어닥은 전국의 모든 요양시설의 정보와 실제 사용해본 분들의 후기를 무료로 공개하기 시작했어요. 조금이라도 이 시장이 투명해지길 바랐거든요. 그렇게 1년 정도 운영을 하면서, 여전히 수익 모델은 못 찾은 상태였지만 케어닥 서비스를 사용하는 분들이 늘어나며 시드 투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.
‘어르신 돌보미 (간병인)' 찾기 서비스로 확장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.
간병인 문제,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?
비용이 들지 않나요? 남들이 안 하는데 케어닥은 하면 손해 아닌가요?
다행히 케어닥 구성원과 투자자분들이 당장의 이익을 떠나서 투자를 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것에 공감을 해주셔서 시작할 수 있었어요.
앞으로는 어떤 일을 할 계획이신가요?
장기적으로는 요양시설 운영에 필요한 솔루션들을 개발하고, 데이터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해요. 지금도 케어닥 간병인 분들은 저희 앱에 매일 간병 일지를 기록하고, 보호자분들이 바로 확인하고 계세요. IT, 테크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헬스케어 관련 데이터들이 오프라인에만 남는 게 아니라, 저희 서비스 안에 계속 쌓이고 있어요.
얘기를 듣다 보니, 인재를 더 채용해야 하는 시점 같은데요.
어떤 분들이 케어닥에 잘 맞을까요?
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.
한국에 만 7세 이상 아이 숫자가 400만 명인데, 노인 숫자는 1000만 명이예요. 국내에서만 20조에 달하는 시장 규모로 추정되고요. 이미 일본,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시니어 헬스케어를 하나의 비즈니스 도메인으로 보고 있어요. 불과 몇 년 전, '배달 앱', '호텔 예약 앱' 등이 등장했을 때 생소했지만 현재는 일상이 된 것처럼, 시니어 헬스케어도 곧 그런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.